금강경 (feat 법륜스님)

나를 위한 기도

어썸모먼트 2024. 6. 1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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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기도 

나를 위한 기도는 응당 내가 잘 되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닙니다. 너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사실 은 나를 위해 하는 일인 줄 알면 보상을 바라거나 기대하는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남을 위한 기도가 결국 나를 위해서 하는 기도라는 자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너를 위해서라는 마음을 내면 나는 너를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하는데 라는 원망과 그로 인한 보상을 바라게 됩니다. 그것은 상을 버리지 못한 기도이고, 상을 버리는 기도를 한다면 누구에게 바라는 마음이나 내가 해 줬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 내가 지은 것은 내가 받는다. 

(본문발췌)

 

내가 괴롭다면 그 괴로움의 원인을 세상에서 찾습니다. 세상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고 분별하는 마음을 냅니다. 나로 돌이키는 보리의 마음에 머무르며 그 마음에 항복하는 방법을 수리보가 부처님에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부처님은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체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내 모두를 열반에 들게 하였지만 사실은 한 중생도 제도한 바 없다는 생각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의 이상은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도 괴로움 없는 행복, 걸림 없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야지만 이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기도
기도 (출처 Unplash)


세속에서는 괴롭다. 괴로움에서 벗어났다 라고 말하지만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면 상이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게 괴로움이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괴롭다. 괴로움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단지 내 마음의 작용일 뿐입니다. 괴로워야 할 일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고 상에 끄달리는 마음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괴로움은 한낱 꿈에 불과합니다. 꿈에서 깨면 사라지고 말뿐입니다. 세상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세상에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이해해 줘, 내가 바라는 대로 해줘라는 기대 심리가 있는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괴롭다 합니다. 바라는 마음이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도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괴로워하지 않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 괴로움의 원인이 바라는 내 마음에 있음을 아는 것이 보리심입니다.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은 아주 먼 수행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아직 해탈과 열반의 길을 들어서지도 못했는데 남을 어떻게 제도하지 막막할 따름 입니다. 제가 불교대학을 다녔을 때의 일입니다. 회사생활에서 매일 부딪히는 상사로 인해 그 상사가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움에 못 이겨 불교대학을 입학했습니다. 아무리 경전을 읽고 법문을 들어도 머릿속으로는 그 상사의 잘못이 아니라 내 마음이 일으키는 괴로움이라는 것을 알겠지 마음으로는 아직도 그 상사 때문에 내가 괴롭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이 이어갔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마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 그때쯤입니다. 불대에서 하루에 한 번 봉사를 하는 과제를 내어 주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좋으니 하루에 한 번 일주일 동안 해 보는 과제였습니다. 회사 청소를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도맡아 하였기에 어차피 나는 하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다가 보기 싫은 상사에게 커피를 타 줘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 상사에게 미움만 쓰는 게 마음에 걸렸던 지라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샘치고 내 커피를 타 먹을 때 상사에게 먹을 커피도 타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마음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불만과 푸념이라고만 생각하는 상사의 말을 동의는 하지 않아도 들어주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엔 내가 감정쓰레기통이 된 것 같았지만 그 사람은 이렇게 푸념이라도 하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구나 내가 봉사하는 심정으로 그 감정쓰레기통이 되어주자. 봉사한다는 생각을 하니 상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이 하면서 차분히 들어주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보살
보살 (출처 Unsplash)



그 이후 어느날 상사가 미워 보이지 않고, 한 명의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와 같은 중생을 길을 걷는 사람, 항상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몰상식하고 시끄러운 사람이라는 관념이 내가 만든 것이라는 게 느껴지면서 그 관념이 깨지니 그 상사를 향한 미움이 눈 녹듯이 씻겨져 내려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한 생각 돌이켜 이제껏 미워하고 원망하던 사람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낸다면 그는 이미 보살입니다. 

 

(본문발췌)

 

이 사람이 문제가 있지만 내가 잘 참고 맞춰줘야지 하는 마음은 중생 심이지 보살심이 아닙니다. 나의 괴로움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줄을 깨달았지만 또 다른 괴로움은 끊임없이 생겨납니다. 현재는 또다른 괴로움의 원인인 직장 동료로 인해 괴로움을 겪고 있습니다. 같은 마음을 내기 위해 그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해 보지만 좀처럼 그 마음이 변화되지 않습니다. 수행은 평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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